소창다명(SCDM)은 지역 문화에 기반을 둔 재생공간 플랫폼 형태의 작은 갤러리다. 이곳은 본채와 별채로 구성되어 있다. 담장을 허문 자리에 노출 콘크리트와 내후성 강판의 가벽을 세워 새로운 동선을 형성하고, 두 건물 사이의 작은 마당에 접근이 용이토록 했다. 본채의 1층은 기획 전시 및 신진 작가의 전시공간, 2층은 소장품 위주의 상설전시 및 교육공간으로 구성되었으며, 대표적인 시조시인으로 알려진 초정 김상옥 선생을 위한 별도의 공간도 마련됐다. 작은 마당을 사이에 두고 위치한 별채는 다실로 구성해 지역민의 사랑방으로 이용 가능하다.

갤러리의 외관을 감싸는 알루미늄 수직 루버는 기존의 입면에 새로운 파사드를 중첩시켜 이미지를 필터링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수직 스크린의 틈은 건물의 경계를 느슨하게 만들면서 소도시에 정제된 풍경을 선사한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변화하는 입면을 보여주고, 동시에 내부에서도 같은 경험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내부공간은 갤러리 기능에 충실한 벽 면적을 확보하는 동시에 작품 전시를 위해 단순화시켰다. 상량문과 거친 콘크리트 천장면 그리고 숨겨졌던 내벽 일부를 의도적으로 드러냄으로써 과거의 흔적과 새로운 공간의 공존을 꾀했다. 기존의 창에서 조각되어 들어오는 빛은 내부를 부드럽게 밝힌다. 무채색의 내부에서 유일하게 색을 쓴 철제 계단은 방문객을 자연스럽게 2층으로 이끈다. 별채는 한쪽 벽을 라왕각재 루버로 마감해 외부의 텍스처를 차용했으며, 방문객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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